FED 양적완화의 비밀
톰슨에듀 이슈분석 │ June 27 2017
지난 금융위기이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또는 QE)라는 개념은 이제는 익숙한 용어가 된 느낌이다. 양적완화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는 연준의 금리인상, 대차대조표 자산축소 등 출구전략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제시되면서 세계경제는 갈수록 복잡한 양상에 처해있다. 미 연준의 금리정책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자 한다면, 우선적으로 지난 금융위기 이래 양적완화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그로 인해 발생한 결과는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 이슈페이퍼에서는 양적완화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해 봄으로써, 양적완화와 관련된 의문점들을 해결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양적완화란?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란,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라는 기존 통화정책으로 경기 안정화에 한계를 느낄 때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으로써, 화폐를 발행해 시중의 장기정부채권을 매입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이다. 양적완화과정에서 중앙은행이 장기 정부채를 매입하기 때문에 장기채권가격은 상승하고, 장기채권금리는 하락하는데, 이로인해 투자가 촉진될 수 있으며, 양적완화로 공급된 유동성이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특히 달러유동성 증가로 달러가치가 하락함으로써, 미국의 경상수지가 개선될 수 있으며,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정부부채 부담마저 줄기 때문에 정부재정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
미 연준은 금융위기 이래 무려 3차례의 양적완화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단기채권 매도자금으로 장기채를 매입하는 정책)를 통해 약 4조 달러이상의 미국정부채권을 매입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당시 버냉키 연준의장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려대는 삽화장면처럼, 양적완화를 통해 엄청난 규모의 유동성이 시중에 공급되었었다. 우리나라 GDP의 약 3배 규모로 어마어마한 자금이 시중에 유통되었다면 미국은 아마도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직면 했을텐데, 그 많은 돈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양적완화의 효과와 향후 출구전략의 방향을 알기위해서는 이러한 의문점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2. 양적완화의 작동원리
1) 중앙은행 대차대조표와 통화승수
양적완화(QE)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어떤 식으로 통화정책을 시행하는지 알아야 한다. 가령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해 시중에 공급한다고 가정해보자.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이 보유한 자산(채권 또는 증권)을 매입하고, 이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창구를 통해 시중에 화폐가 유통되는데 이를 본원통화(H: high powered money)라고 하다. 중앙은행이 매입한 자산은 채권 또는 증권의 형태로 중앙은행 대차대조표상 자산항목에 기입되며, 중앙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본원통화)는 사실상 중앙은행의 신용을 담보로 발행한 화폐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언젠가는 갚아야할 부채로 부채(liabilities)항목에 기입된다.
본원통화가 시중에 공급되면, 시중은행은 일정금액은 가계나 기업에 대출(민간보유 현금)해줄 것이며, 일부는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시재금(vault money)형태로, 나머지는 중앙은행에 예금으로 다시 예치하게 된다. 여기서 민간보유 현금과 은행시재금을 뱅크노트(banknotes, 즉 권(券) 또는 화폐)으로 정의한다. 가령 1천원짜리 지폐를 들고 이 돈은 한국은행권이라고 말한다면,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화폐라는 의미이다. 즉, 미연방준비제도권이란, 미 연방준비제도에서 발행한 화폐라는 의미이다. 한편 민간보유현금과 시재금 외 남는 돈은 지급준비금(deposits)으로 중앙은행에 예치하게 되며, 중앙은행으로 환류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는 아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유동성(본원통화)을 공급하면, 민간보유현금과 은행시재금 형태로 화폐발행액이 결정되며, 일부는 중앙은행의 지급준비금의 형태로 된다.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
시중에 유통된 화폐는 은행의 신용창조를 통해 크게 증가된다. 가령, 은행의 법정지급 예치금 비율이 10%라 가정할 때, 개인A가 우리은행에 10만원을 예금하면, 우리은행은 이중 법정지급예치금 1만원을 제외한 9만원을 시중에 대출해줄 수 있다. 만약 개인B가 9만원을 대출받고 이를 다시 부산은행에 예치할 경우, 부산은행은 10%를 제외한 8만 천원을 다시 대출해줄 수 있다. 이러한 은행을 통한 예금과 대출의 과정이 수없이 반복되게 될 경우, 최초 10만원이 실제 시장에서 여러 배 수준으로 유통되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화량은 이러한 화폐유통량을 의미하고, 최초 10만원이 100만원으로 시중에 유통된다면, 총10배만큼 증가한 것이며, 이를 통화승수(multiplier)배 만큼 증가한다고 한다. 즉, 10만원이 은행의 신용창조에 의해 총 100만원으로 유통되었다면, 통화승수는 10배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양적완화 과정에서 통화량이 과연 어느 정도 증가되었을까? 중앙은행이 정부채권을 시중에서 매입함에 따라, 4조달러 이상의 자금이 시중은행으로 유입되었는데, 이 돈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2) 양적완화시 미 연준의 대차대조표
2007년 금융위기 후 미 연준은 3차례의 양적완화를 실시했으며, 아래 그림에서처럼 실제 본원통화는 4조달러 이상 증가하는 추세를 기록했다. 본원통화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은행으로 자금이 유입되었다는 의미이고, 이 돈은 가계 또는 기업에 대출되거나 은행이 일정부분 시재금으로 보유하고 있거나 아니면 중앙은행에 예치되는 형태로 구분될 수 있다.
양적완화 당시 본원통화가 실제 시중에 얼마나 유통되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미국의 통화승수 추이를 살펴보자. 2007년 금융위기 이후 10배 수준에서 2배 수준으로 급락하는 현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본원통화가 증가했음에도, 실제 시중은행들이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을 거의 하지 않아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banknotes)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양적완화에도 시중유통 화폐량이 증가하지 않았다면, 그 돈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정답은 바로 중앙은행 예치금(deposits)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림에서처럼 3차례의 양적완화과정에서 대규모 자산매입(Large-scaled Asset Purchase)이 발생하면서 해당 자산은 중앙은행 대차대조표상 자산항목에 기입되었는데, 가계와 기업이 보유한 현금 또는 화폐유통량을 의미하는 연방준비제도권(banknotes)은 큰 변화가 없다. 오히려 시중은행들이 양적완화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동성을 중앙은행에 재예치 함으로써 지급준비 예치금은 대규모 자산매입 규모와 유사하게 증가하게 되었다. 즉, 3차례의 양적완화를 단행했지만, 실제 시중 유동성은 별반 달라진 게 없으며,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도 급등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미 연준은 사실 양적완화로 시중에 과도한 유동성이 증가될 것을 미리 예상하고, 통화가 다시금 미 연준에 예치되도록 유도했다. 연준은 2008년 의회의 승인을 통해 연준예치금에 0.25%이자를 지급하는 결정을 했으며, 시중은행과 역환매조건부 채권계약, 양도성 예금증서와 같은 정기예금의 형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양적완화에 따른 시중유동성 확대를 막았으며, 물가안정목표제 하 통화량을 철저하게 관리해왔던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대차대조표 추이 >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은 어차피 양적완화를 시행해도 시중은행들이 해당 자금을 다시금 중앙은행에 재예치할 것으로 예상했기 떄문에, 실제 화폐를 발행해 정부채권을 매입하지 않고, 시중은행과 계약을 통해, 시중은행으로부터 정부채권 매입규모 만큼 지급준비예치금의 한도를 늘려주었다. 양적완화를 떠 올리면, 대규모를 화폐를 발행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실제 화폐도 대규모로 발행되지 않았으며 또한 시중에 유동성 증가도 크지 않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연준은 양적완화를 통해 금융시장을 안정화 시킬 수 있었으며, 장기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채권금리를 인하시켰으며, 이로 인해 투자증대를 유도할 수 있었다. 또한 양적완화 금액의 일부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과 이머징 국가로 유입되면서 자산가치를 상승시키며 세계경기의 회복에 기여했다는 사실은 아마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3 비정상의 정상화, 이제 시작되는가?
양적완화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규모는 비정상적으로 확대되었으며, 이러한 상황이 이제는 뉴노멀(a new normal)이 되고 있다. 미 연준이 향후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이게 될 경우, 시중 정부채권 공급이 증대되면서 장기채권금리가 인상될 수 있으며, 또한 유동성을 축소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미 연준은 현재까지 신중한 상태이다. 미 연준이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이는 방법은 미 연준이 보유한 정부채권의 만기가 다가오기 전 시장에 매도하거나 신규로 재매수 없이 만기보유.소각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 연준은 보유채권의 만기가 된 경우, 해당 금액만큼 정부채권 재매입을 통해 대차대조표 규모를 일정한 규모로 유지해왔다. 하지만, 아래 표에서처럼, 2018년에서 2020년 사이에 전체 자금의 약20% 이상의 정부채권의 만기가 집중되어 있어, 일정부분 재매입을 하지 않게 될 경우 대차대조표 축소가 불가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공개시장조작 계좌의 정부채권의 만기 >
미 연준은 이미 2017년 2차례의 금리를 인상했으며, 올해 하반기 한 차례의 추가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 2007년 금융위기 이래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 미국경제가 완전한 회복세는 아니지만,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 2017년 이후 만기가 다가오는 정부채권의 규모를 보건데, 일정부분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과정에서 불리한 경제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어떻게 연착륙(soft landing)하는 출구전략을 세울까의 문제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